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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로 돌아가는 길

    원장님
    2019-11-01 | 2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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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제 : 나에게로 돌아가는 길

          

    홀로 고요하게 나무들이 우거진 숲속을 걸어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잠시 핸드폰도 꺼놓고 나무 위로 보이는 파란 하늘을 감상하면서 나뭇잎 사이를 스치는 바람 소리,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 내 심장의 울림소리를 들으며, 내가 여기 있음을 온전히 느껴본 경험이요. 시냇물을 만나면 잔잔히 흐르는 물을 바라보다 손도 한 번 담가보고, 새소리가 들리면 그 소리에 온전히 귀를 기울이는 평화로운 시간이요. 발걸음도 평소보다 조금 천천히 여유롭게 옮기다 보면 처음에는 시끄러웠던 마음이 점점 고요해지면서 왠지 모르게 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마치 피아노를 다시 조율하듯 내 영혼을 원상태로 되돌리는 시간이지요.

     

    어쩌면 지금 우리가 힘들고 지친다고 느끼는 이유 중 하나가 내 삶의 고요함을 잃어버리고 살아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어디를 가도 끊임없이 나를 봐달라는 소란한 광고소리, 시시각각 일어나는 사건사고 뉴스 소리, 여기저기서 울리는 자동차 경적소리, 두드리고 부수는 공사소리, 자신의 믿음을 강요하는 소리가 들리지요. 거기다 우리가 쥔 핸드폰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전화벨과 문자 알림 소리가 울립니다. 현대 문명은 한순간도 우리 영혼을 가만히 쉴 수 없게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여러 심리적인 문제들이 발생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자기 소외(self-alienation)입니다. 내가 나를 데리고 살아가긴 하지만 내가 누구인지,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 채 바쁘게만 살아가는 것이지요. 우리의 관심은 주로 밖으로 향해 있고,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분주하기 때문에 지금 나는 어떤 느낌인지, 어떤 삶을 살고 싶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싶은지 들여다볼 겨를 없이 그냥 살아갑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은 끊임없이 만나면서 자기 자신을 만나는 시간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자기 소외가 깊어질수록 안타깝게도 자기 기준을 못 찾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의 기준, 이 사회가 좋다고 욕망하라고 정해준 것들을 내 기준으로 삼습니다. 그러다보면 심한 경쟁 속에서 남들 쫒아가기 바쁘고, 그 과정에서 또 상처받고 좌절하고 우울해지는 것 같아요. 남들이 뭐라 하든 내 식으로 살아보려는 용기, 내 삶의 주도권을 내가 갖고 사는 주체성 없이 남들이 여기저기서 요구하는 것들만 처리해주기도 너무 바쁜 삶, 어떠신가요? 힘들지 않으신가요?

     

    혜민스님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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